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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4월 6일 (월), 오후 5:00

의료기기 산업·정책 함께 만들고 키우자

의료기기 산업·정책 함께 만들고 키우자

지난 20187월 대통령의 규제혁신관련 첫번째 현장방문을 통해 우리 의료기기 산업은 미래 성장동력이자 국민보건 증진에 있어 핵심적인 지위를 재확인했다. 그리고 네 개의 각기 다른 법안으로 존재했으나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의료기기산업을 위한 법률이 지난해 4월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이하 혁신법)’은 다가오는 5월의 본격적인 발효를 목전에 두고 있다.

 

사실 혁신법의 제정 취지에 비해 하위법령 자체에 대한 업계의 만족도가 높지는 않다. 평가도 분분하다. 또한 이 법이 의료기기산업 고유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과거 제약산업 육성법의 원형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란 점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의료기기산업을 특정한 법률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천명한 의지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를 토대로 향후 산업발전 정책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 의미있는 법률은 이제 조만간 하위법령이 확정되고 본격적인 궤도에 오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업계 및 관련 전문가와의 채널을 열어 두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는 가시적이면서 진정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방향성은 무엇보다도 해당 산업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혁신법은 그 제정 취지를 통해 우리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낮지 않은 이해도를 보여주고 있다. 의료기기산업은 고령화로 인한 의료서비스 수요증가로 잠재력이 크지만 국내 시장과 기업의 영세성이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여기에 부응하는 국가적 지원도 크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혁신성을 증명한 우수기업을 대상으로 인증을 비롯한 마땅한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법률과 하위법령 개발 등 제반 과정 그리고 관련 정책 또한 이러한 현실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비록 현재 혁신법의 틀이 제약산업의 그것에 의존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의료기기산업 본연의 특성을 반영한 법률과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 이는 정부 그리고 업계까지 아우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다. 의료기기산업은 그 자체로 단일 산업이라 정의하기에는 무수히 많은 전문분야, 이를 테면 의료, 바이오, 전기전자, 소재, 영상 그리고 최근에는 정보통신 분야까지 얽혀 있다. 영세성과 복잡성, 그 외에도 많은 의료기기 산업의 현실과 특성을 고려한 접근과 정책 도출이 필요하다. 이에 필자는 지면을 빌어 하위법령을 비롯한 혁신법과 향후 관련정책의 수립 및 운영에 있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법 태스크포스를 대신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기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연구개발비 기준과 비중에 대한 의견이다. 기업의 혁신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들 지표는 매우 의미있고 객관성을 가진다.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을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상정한 것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세부적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재고는 필요하다. 하위법령의 정부안에서는 인증 기준으로, 선도형 기업은 6% 그리고 도약형 기업에는 8%를 제시했다.

 

그러나 2017년 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기기 산업분석 보고서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에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대기업 쪽이 오히려 두 배 가량 크게 나타난다. 의료기기기업 가운데 0.4%에 해당하는 연매출 500억원 이상의 선도형 기업이 오히려 혁신형 의료기기기업 인증을 받기 유리한 구조다. 나머지 99% 이상의 중견 혹은 중소기업은 8%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히려 평소보다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할 상황이다. 최소한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우리 영세기업들에게 녹록하지 않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세한 우리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이 법의 제정 취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대안으로, 연구개발비 비중의 기준치를 기업 규모와 무관하게 동일하게 적용하거나 연구개발비 인정 항목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둘째로, 우리 의료기기 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부분은 경제적·금전적 측면의 지원인데, 하위법령의 정부안은 아직 이를 충분히 담지 않았다. 특히나 영세기업이 많은 우리 의료기기 산업 환경에서 경제적 지원책은 혁신을 이어갈 수 있는 기본 동력이자 오아시스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의료기기로 파생되는 여러 의료행위 등에 대한 보험가격 인정이다. 물론 보험가격 인정이 혁신의 확대 발전과 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 진입 후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추가 근거 제출을 조건으로 한 급여화나 요양기관 대상 지원 등 고민할 수 있는 방안은 적지 않다.

 

혁신기업 선정 투명성 강화 필요

 

셋째로,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과 혁신 의료기기 선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다. 선정 기준과 세부 평가방법을 최대한 정량화시키고, 평가위원의 선정 의견 등을 민감 정보를 제외하고 모두 공개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으면 한다. 의료기기 육성 정책에 대한 마지막 의견은 특히 정부당국에서 꼭 경청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하위법령과 고시 이후 지속적인 개정 및 보완을 위한 산업계와의 논의 통로의 보장이다. 이 법령은 앞서 말한 이유, 즉 의료기기 산업 특유의 복잡성으로 인해 시행 초기 많은 착오와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의료기기산업은 각기 다른 규모와 관련 분야, 발전 모델을 가진 수천개의 기업들이 뒤섞여 있다. 단일 법령으로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업계가 바라는 것이 완벽한 법령을 바탕으로 한 즉시, 전폭 지원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개방된 논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과 발전이 이어지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면서 업계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따라서 향후 여하한 형태로든 정부에서 법령 및 고시의 재검토 과정 및 시기를 공식화했으면 한다. 혁신법 발효가 끝이 아닌, 의료기기산업 성장발전을 위한 앞으로의 장대한 과정에서 의미있는 시작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의료기기산업은 여타 보건의료 관련 산업들과 비교해 봐도, 규모에 비해 수출 및 고용 증대 측면에서 기여도가 높다. 효자산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 효심에 비해 가치를 인정받은 역사는 짧다. 우리 의료기기산업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명실상부한 고부가가치의 유망 산업이다. 앞으로 국민건강과 의료산업 나아가 국가 경제에 큰 이바지를 할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미욱한 필자의 시선에도 적잖이 보인다.

 

부디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우리 산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이어가 주시길, 특히 산업계와의 지속적이고 정례적인 소통과 경청을 통해 의지를 증명해 주시길 희망한다. 그 외에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때론 애정어린 시선으로 때론 망설임 없는 질타로, 의료기기 산업 발전의 도정(道程)에 함께 해 주셨으면 한다. 의료기기 업계 또한 당장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함께 하나씩 꾸준히 만든다는 생각으로 힘과 목소리를 모았으면 한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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